치과 진료를 하다 보면 이미 다른 치과에서 “이 치아는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특히 신경치료를 했던 치아에 문제가 다시 생긴 경우라면, 재치료보다는 발치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서 반드시 발치가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발치를 권유받았던 치아를 재신경치료를 통해 살려보기로 한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발치를 권유받고 내원한 환자분
30대 남성 환자분께서 내원하셨습니다. 이미 두 군데 치과에서 발치를 권유받은 상태였고, “이 치아는 더 이상 살리기 어렵다”는 설명을 들으셨다고 합니다.
내원 당시 상태를 확인해보니 해당 치아의 치근단(치아 뿌리 끝) 부위에 꽤 큰 염증이 형성되어 있었고, 잇몸 고름주머니(누공, fistula)까지 형성된 상황이었습니다.


이 정도 상태라면 많은 경우 발치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분께서는 가능하다면 본인의 치아를 살리고 싶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셨습니다.
치아를 살릴 것인가, 발치를 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살린다, 혹은 무조건 뽑는다는 접근이 아니라 “이 치료를 했을 때 얼마나 기능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치과 치료는 단순히 현재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치아가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환자분께도 재신경치료를 시도해볼 수는 있지만, 예후(치료의 경과)는 불확실하며, 추후 다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원하셨고, 저도 환자분의 굳은 의지를 받아들여 재신경치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재신경치료 과정
재신경치료는 이미 한 번 치료가 이루어진 근관(치아 신경관)을 다시 정리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신경치료보다 난이도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케이스에서는 다행히 근단부까지 patency(근관이 끝까지 열려 있는 상태)를 확보할 수 있었고,
- 근관을 다시 넓히고 정리하는 shaping 과정
- 충분한 세척(irrigation)을 통한 감염 제거
- 수산화칼슘(Ca(OH)₂)을 이용한 첩약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근관 내부를 최대한 깨끗하게 만드는 과정을 엄청 큰 변수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균과 염증을 줄이는 데 중요한 단계입니다.
재신경치료에 대해서 써놓은 글입니다. 한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거에요.
재신경치료란? –> https://brplant.co.kr/2900/
치료 후 경과


위 사진이 치료전, 아래 사진이 치료 후입니다.
방사선 사진을 비교해보면 처음 내원 당시에는(위쪽) 치근단 부위가 검게 보이는 방사선 투과상(염증)이 크게 형성되어 있었는데,
한 달 후에는 해당 부위가 점차 밝아지며 불투과성(뼈가 차오르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염증이 줄어들고 조직이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달이라는 시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이 결과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재신경치료에서 꼭 알고 있어야 할 점
재신경치료는 분명히 치아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치료 방법입니다. 하지만 모든 케이스에서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치료는 아닙니다.
특히 이미 한 번 문제가 있었던 치아의 경우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염증이 재발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치료가 잘 끝났다고 해서 안심하기보다는 정기적인 관찰과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래 글은 재신경치료를 대하는 치과의사의 입장을 글로 정리해본 글입니다.
치과의사가 보는 재신경치료 –> https://brplant.co.kr/2914/
마무리
이번 케이스는 다행히 초기 경과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결과를 단정 지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앞으로의 경과를 계속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자분께도 혹시라도 불편감이나 통증, 잇몸 부종 등이 다시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내원해달라고 충분히 설명드린 후 치료를 마무리했습니다.
치과 치료는 단순히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치아가 앞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